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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장철 어머니들의 허리건강을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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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댓글 0건 조회 32회 작성일 24-01-11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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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을 열며] 김창주 청주대학교 물리치료학과 조교수

지난달 장모님 생신에 사랑하는 가족들과 함께 처가에 다녀왔다. 그동안 바쁘다는 핑계로 만나지 못한 아쉬움에 장모님과 장인어른을 모시고 함께한 저녁식사는 늦은 밤까지 이야기 꽃이 피어나는 시작이었다. 다음날 아침 언제나 그래왔듯 어김없이 정성껏 차려진 장모님표 풍성한 아침식탁까지 남김없이 먹고 난 후 애써 아쉬운 발걸음을 뒤로 할 수 있었다. 모두 다 차에 올라타 인사를 하려던 그때 다시금 차창 근처로 다가오신 장모님께서 하신말씀 “사위 올해 김장은 언제가 좋을까?” 장모님 말씀을 듣고 보니 항상 처가의 대소사에 맞사위의 의견을 물어봐 주시는 장모님의 대화법에 존중감을 느낌과 동시에 어느덧 시간도 한해의 끝자락을 향해 가고 있음을 다시금 느낄 수 있었다.

이규보의 「동국이상국집」의 가포육영이라는 책자에 ‘순무를 장에 넣으면 삼하(여름3개월)에 더욱 좋고 청염에 절여 구동지(겨울3개월)대비한다’라고 기록 되어 있다고 한다. 이를 통해 김장을 하는 풍습이 고려시대부터 시작되었음을 짐작할 수 있다. 우리나라의 전통 발효식품인 김치는 소화를 돕고 암 예방에 유익하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국제 식품규격위원회(CODEX)가 2001년 국제 식품으로 공인하였고 미국의 건강 전문지인「헬스(Health)」는 ‘세계 5대 건강식품’ 중 하나로 선정할 만큼 이제는 지역적 풍습을 떠나 세계에서 으뜸인 식품으로 알려져 있다.

한해의 끝자락.. 대다수 국민들의 주요부식이자 이제는 가족의 건강을 위해 김장철을 맞이하는 많은 주부들에게는 김장철에 좋은 배추를 고르고 갖은 양념에 어떤 좋은 것을 넣을지 준비하는 것은 작지 않은 고민거리일 것이다. 이렇듯 가족의 위해 헌신하는 대한민국의 어머니들의 허리건강에도 세심한 준비가 필요하다.

김장을 하기 위해서 배추를 한꺼번에 옮겨야 하고, 무거운 김치통을 여러번 들고 나르는 행동은 필수적으로 동반되는 행동양식이다. 이로인해 갑작스럽게 무리하여 허리에 힘을 쓰게 되면 허리부분 즉, 요추에 통증을 유발할 수 있다. 또한 김장철 집안에서뿐만 아니라 야외에서 김치를 담그는 경우도 많은데 대부분이 추운 날씨 김장을 진행하게 되고 찬 기운에 갑자기 굳어진 요추(이하 허리뼈로 기술) 주변의 근육과 연부 조직들이 더욱 더 제기능을 발휘할 수 없을 수 있다.

이로인해 허리뼈 근막, 허리뼈 주변근육, 인대, 추간판, 신경근압막, 후경막등의 손상을 초래하게 되고 이는 정도에 따라서 몇일 또는 몇 개월간 일상생활에서 불편함을 느끼게 되고 심한 경우 추간판의 탈출, 척추의 전방전위등으로 심화되어 수술적인 요법을 받아야하는 상태로 악화될 수도 있다.

게다가 김장을 하는 경우는 보통 중년의 여성이 하는 경우가 많고 이 경우 나이가 들면서 척추와 주변의 근육과 연부조직이 상대적으로 약해질 수 있기 때문에 허리 및 척추 건강은 위협에 노출되어 있음을 인지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허리 및 척추 통증을 예방하면서 김장을 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김장을 할 때는 혼자보다는 여럿이 함께하는 것이 좋고 무거운 짐을 나를 때는 혼자보다는 여러명이서 나눠서 하는 것이 허리에 부담이 덜 가해진다는 너무도 당연한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김장을 하는 동안 작업의 특성상 배추에 속을 넣은 작업은 한자세에서 지속하게 되는데 틈틈이 의식적으로 허리를 펴는 것도 중요하다.또한 오랫동안 찬기운에 노출 되지 않도록 보온에 신경을 쓰는 것도 중요하다.

이와 같은 예방에도 불구하고 허리 통증이 야기된다면 바람직한 대처법이 필요하다.갑작스런 손상으로 발생된 급성통증에는 일단 냉찜질로 응급처치를 해야하며 일시적으로 혈관을 수축시켜야 한다. 온찜질의 경우에는 내출혈, 부종을 악화시킬 위험이 있기 때문에 부상 발생 후 24~36시간동안은 삼가는 것이 좋다.

통증을 완화하기 위한 확실한 방법은 허리뼈들이 이완되도록 하여 충분한 휴식 시간을 제공하는 것이다. 너무 푹신하지 않고 그렇다고 딱딱한 바닥이 아닌 적당한 단단함을 가진 매트리스 등에 누워서 무릎이 각도가 45~80도 가량 구부러질 수 있도록 종아리 아래에 베게나 접은 이불등을 받쳐서 허리에 압력을 분산시키는 것이 유익하다고 할 수 있겠다.

대한민국 모든 어머님들의 건강을 기원하며 오늘은 오랜만에 양가 부모님께 안부전화를 드려보아야겠다.

출처 : 충청일보(https://www.ccdaily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