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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학 전 유아기 글자 공부의 최적기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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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댓글 0건 조회 198회 작성일 24-01-11 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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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을열며] 김창주 청주대학교 물리치료학과 교수·충청북도물리치료사협회 외무부회장

지난날 15여년의 시간동안 소아물리치료사로, 아동발달지원센터를 경영한 대표이사로 지낸 경력 덕분에 요즘에도 주변에서 취학전 아동들의 학습과 교육에 대한 질문으로 연락을 주시는 부모님들의 연락을 종종 받게 된다.

그래서 오늘은 학령기 이전 유아기 아이들을 양육하는 부모들이라면 모두가 관심 가지는 글자 공부에 대해서 이야기해 보고자 한다.

생후 3개월이면 수많은 소리 가운데에서 사람의 말소리를 구별해 낸다. 4개월 된 아기는 사람의 말소리를 따라 할 수도 있다(2011년 영국 킹스칼리지 런던 신경정신과센터연구).  생후 18개월 부터는 단어의 뜻을 정확하게 알기 시작하게 된다. 생후 24개월에서 36개월 즉, 만 2~3세 가량이 되면 모국어 단어 학습능력이 최고조에 달한다. 그렇다면 이 시기에 글자를 가르쳐 보면 어떨까? 과연 이 시기가 효과적인 글자 공부를 할수 있는 학습 시기일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아니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우리 주변에 글자를 술술 읽는 4~5세의 유아들이 있다. 아마도 이러한 경험을 가진 부모님들은 주변 사람들에게 자랑삼아 이야기 하기도 하고 은근히 마음속으론 '우리 아이가 천재인가?' 라는 생각을 하게 될지도 모른다. 그러나 분명 천재로 생각되고 여겨지는 아이들에게 글자란 그저 그림일 뿐이다. 그래서 이 시기의 아이들이 글자를 익히는 것은 그다지 어려운 일이 아니다. 단지 글자를 그림으로 외워버리면 그만이기 때문이다.

 어른들에게 글자는 서로 다른 소리를 나타내는 문자이지만 만 6세 이전의 어린아이들에게는 서로 다른 그림일 뿐이다. 문법과 철자를 위해 사용되는 좌뇌는 만 3세 이후 발달하기 시작하여 7세 이후에 본격적으로 발달하기 시작한다. 그렇기 때문에 7세 이후가 글자를 배울 수 있는 최적의 시기이다. 이때부터 더 빨리 더 즐겁게 글자를 배울 수 있다. 이러한 근거로 소아물리치료사로, 아동발달 전문가로서 활동하는 우리 부부는 아이들에게 7세까지 글자를 전혀 가르치지 않았다. 너무 이른 나이에 우리 아이들이 글자를 배우게 됨으로써 상상력을 펼칠 수 있는 기회를 빼앗기고 싶지 않았다. 또한, 우리 아이들이 그림책을 보더라도 상상을 펼칠 수 있는 그림보다는 글자에만 집중하는 것을 우리 부부는 원치 않았기 때문이다.

그 이유는 여기서 끝이 아니다. 사실 더 큰 문제가 되는 건 되돌릴 수 없는 우뇌의 발달 시기이다. 7세 이후에 본격적으로 발달하는 좌뇌와 달리, 우뇌는 만 6세 이후부터 퇴보하기 시작한다. 그러므로 7세 이전에는 좌뇌를 키우는 읽기 교육보다 우뇌를 키우는 다양한 감각자극이 더 필요하다. 때문에 핀란드와 독일, 영국을 비롯한 유럽국가들과 이스라엘에서는 취학 전 문자 교육을 철저히 금지하고 있다. 이는 취학 전 아이들이 받아야 할 더 중요한 교육을 읽기 교육으로 빼앗길 수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일 것이다.

 만 0세에서 6세 아이들을 위해 뇌 과학자들이 제안하는 최고의 조기교육!! 그것은 바로 부모와 함께 보고 듣고 느낄 수 있는 환경이다. 그러니 이 글을 읽고 있는 이 시기의 아이들과 함께 책 읽기 활동을 계획하는 어른들이 있다면 아이들에게 모든 글자를 다 읽어주는 것에 너무 열중하기 보다는 책속에 있는 그림들로 상상의 나래를 펼쳐 보는 건 어떨까?

출처 : 충청일보(https://www.ccdaily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