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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댓글 0건 조회 239회 작성일 24-01-11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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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을 열며] 김창주 청주대학교 물리치료학과 교수·석우재활서비스센터장

2019년도 국민 생활체육 조사에서 1년간 단 한 번이라도 참여했던 생활체육 활동 순위 중 상위 5개 위치한 생활체육 영역을 살펴보면 볼링이 11%로 5위를 차지하였고 헬스(14%), 맨손체조가(16%) 각각 4위와 3위를 차지하였다. 2위는 등산으로 헬스와 맨손체조를 합친 수보다 많은 32%가 애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렇다면 우리나라 국민이 가장 선호한 운동은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전체 조사대상의 절반을 넘는 56%가 응답한 걷기로 나타났다. 물론 코로나19 발생 이전의 조사이기 때문에 1위부터 5위까지가 지금까지 변하지 않을 절대적인 수치로 판단될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지난 2년 여간 실내에서의 운동에 어려움이 더 많았음을 생각한다면, 실내에서의 활동보다는 실외에서 할 수 있는 등산이나 걷기운동의 선호도는 더욱 더 높아졌을 것이라고 예측할 수 있다.

게다가 인간이 스스로 신체를 움직여서 할 수 있는 가장 보편적이고 고차원적인 이동 방법이 바로 걷기(보행)이다. 때문에 수 만년전부터 행해졌을 걷기에 대한 학문적 관심은 지금도 현재 진행 중이다. 필자 역시 물리치료학을 가르치는 교수이기 전에 소아 물리치료사로서 아이들의 보행을 위한 치료 중재의 적용을 위한 노력을 수도 없이 해 왔음에 이번에는 걷기방식과 건강유지의 인과관계에 대해 언급하고자 한다.

몇 년 전 TV프로그램에서 일본에서 고령자 걷기 운동 효과에 대한 연구결과에 대한 내용을 본 적이 있었다. 아이치현에서 평소 많이 걷는 고령자들을 대상으로 6년간 추적 관찰한 것인데, 걷기가 건강에 좋다는 일반적인 인식과 조금 다른 결과를 나타내었다. 걷기운동을 실천한 집단에서 걷기운동을 실천하지 않는 집단과 비슷하게 근력이나 민첩성이 줄었다. 때문에 연구진은 걷기가 건강을 위한 운동으로써 충분하다고 할 수 없고, 근력 운동이나 민첩성 등을 높이는 운동을 병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하였다. 즉, 단순히 걷는 것만으로는 고령자 건강유지가 어렵다는 결론을 내린 것이다.

왜 이런 결론이 나왔을까? 걷기는 고령자들에게 건강 유지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운동인 것일까? 결론부터 말하면 아니라고 말하고 싶다. 그 이유는 보행에 대한 메커니즘에서 찾을 수 있다. 먼저 용어의 정의가 필요한데, 한쪽 발 기준으로 발바닥이 땅에 닿는 시간을 디딤기, 발이 공중에 떠있는 시간을 흔듦기라고 한다, 양다리가 땅에 닿아 있는 양다리 지지기(20~25%)도 있지만 이는 디딤기에 포함된다.

일반적으로 청장년층의 평균 보행 속도는 초속 1.3m로 한걸음을 내딛는 동작을 분석해보면 디딤기 65%, 흔듦기가 35%로 나타난다, 그런데 노화가 진행되면 보폭이 줄어든다. 자세가 굽어지고 근육이 줄어 움직임이 둔화되면 관절 가동범위가 감소하게 되고 결국, 이와 같은 현상이 발생하는 것이다.

보폭의 감소문제는 여기서 끝나는 것이 아니다. 순차적이고 연쇄적인 문제점을 양산한다. 보폭이 줄어들면 보행의 속도가 10~20% 정도 느려지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양발이 땅에 닿아 있는 기간도 점점 길어진다. 이 동작 그대로 걷기를 실천하면 관절의 무리가 올 수 있고 근육생성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물론, 생리적인 노화 발생이 아니더라도 비만이나 잘못된 자세습관, 다양한 근·골격계 문제를 갖게 되는 경우에도 걷기에 대한 부정적인 변화가 발생할 수 있다. 때문에 이와 같은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평소보다 보폭을 5~10cm 정도 넓혀서 걷고자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처음부터 보폭의 급격한 변화를 주게 되면 신체에 무리가 올 수 있기 때문에, 처음에는 2~3cm 정도의 보폭 확장을 시작으로 점차 늘려가도록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겠다. 보행 자체가 시공간 감각 외에도 시각, 인지, 근력, 균형 감각을 향상 모두를 할 수 있는 동적인 활동임과 동시에 운동이다. 이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전문가 집단인 물리치료사들에게 운동이란 뇌 건강과 뇌 가소성을 향상시키는 행동적 개입으로 인식하고 있다.

앞서 언급한 보행 변화가 지속된다면 보폭이 넓어지면서 걷는 속도도 빨라지고 걷는 자세 역시 꼿꼿하게 변하게 될 것이다. 우리가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서 매일 식사를 하고 건강한 식단을 준비하는 것처럼, 걷기운동 역시 보다 건강한 생활을 유지하기 위한 현명한 변화의 노력이 필요하다.

출처 : 충청일보(https://www.ccdaily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