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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내의 질문 후폭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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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댓글 0건 조회 242회 작성일 24-01-11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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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을 열며] 김창주 청주대학교 물리치료학과 교수·석우재활서비스센터장

 한창 겨울 방학을 맞이한 두 딸들은 초등학생이라서 마냥 신나는 요즘을 보내고 있다. 이제 고학년으로 향하는 두 딸들에게 부모의 손길보다 간간히 친구들과 보내는 방학시간은 그간 느끼지 못한 새로운 재미인듯하다. 게다가 코로나19로 보낸 지난 날들을 뒤로하고 만나는 친구들과의 추억은 더할나위 없이 좋을 것이다.

필자 역시 방학이라고는 하지만 학교기업 업무와 새 학기 준비, 연구과제에 매일 출근해야하는 나로서도 우리 두 딸들을 보면 마냥 부럽기만 하다.그래서일까? 며칠 전 나는 어린이집을 가는 5살 막내아들에게 데이트 신청을 했다. "아빠랑 같이 놀래?" 아들의 쿨한 승낙을 받은 우리는 반나절을 함께하기로 했다. 데이트 장소는 아빠의 일터인 청주대학교 이곳저곳을 다니기로 한 것이었고 언제나 그랬듯 군사학과 앞에 전시되어있는 장갑차들과 전차들 앞에 가는 것이 1순위 목적지였다.

그렇게 시작된 둘만의 시간 속에서 나는 막내아들에게 많은 것들을 느낄수 있었다. '언제 저렇게 컸지?', '아버지 어머니도 나를 이렇게 키우셨겠구나' '내가 건강해야겠구나' 등등 말이다. 그러다 문득 호기심이 가득한 표정의 아들에게 정말 많은 질문들을 받게 되는 나 자신을 발견할 수 있었다. 세네번의 질문에야 거침없이 답을 했지만 시간이 갈수록 질문들은 나를 난처하게 만들었고 어느덧 10분 동안 지속된 질문세례는 나의 인내심의 한계를 시험하고 있었다. '내가 왜 여길 데리고 왔지?'라는 생각까지 하게 될 즈음에 문득 작년 대학원에서 강의를 했던 내용들이 생각이 나면서 나름의 평정심을 찾을 수 있었다.

피아제는 인지발달의 단계를 연령에 따라 4개의 단계로 나누었는데, 감각운동기(0~2세), 전조작기, 구체적조작기(6~12세) ,형식적조작기(12세~ 성인)가 바로 그것이다. 이 이론에 따르면 막내 녀석의 인지 발달수준은 전조작기에 포함된다. 

이 시기의 대표적인 것이 자아중심주의인데 이는 이기심이 아니라 아동초기의 신호라고 생각하면 되겠다. 피아제의 용어로 다시 말하면 자아중심주의(egocentrism)는 이 시기의 아이들이 '다른사람들은 세상을 각기 다른 시각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것을 이해하지 못함을 의미한다. 때문에 자기 중심적인 방식으로 행동에 대한 설명을 하게 되고 더 나아가서는 무생물 개체로도 확장이 되는 것이 그러한 이유이다. 태양은 빛나기 원한다거나 누군가가 그것이 빛나기를 원하기 때문에 빛나는 것으로 설명하는 것들이 이러한 예이다. 때문에 어떤 사건의 자연적인 원인을 알지 못하는 한, 그 이유는 자아중심적인 특성을 보이기 쉬운 것이다. 

이 시기에 주목할 만한 특징 중 하나는 상징 또는 가상놀이가 시작되는 시기라는 것이다. 다시 말해 전조작기에 들어서는 아동들이 아빠 엄마의 행동을 모두 흡수해서 따라하게 되는 것 역시 양육자의 친숙한 활동을 하게 되는 전조작기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폭력적인 가상놀이를 하는 학령전기 아동들은 감정 이입이 덜 되고 타인을 도울 가능성이 적으며,추후 반사회적 행동을 할 가능성이 더 많을 수 있다. 이와 반대로 질 높은 가상놀이는 추후 학령전기 아동들의 학업성적, 창의력, 그리고 사회적 기술의 성장에도 긍정적 관련이 있다.

2023년 계묘년 새해가 밝았다. 이 글을 읽고 계신 모든 독자들의 가정에 건강과 평화가 가득하기를 바라며, 나 역시 막내녀석의 폭풍질문은 너무도 당연한 것임을 인정하고 다가서는 한 해를 보내기 위해 노력해야겠다.

출처 : 충청일보(https://www.ccdaily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