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터 식사 시간이 스마트폰 시간으로 변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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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을 열며] 김창주 청주대학교 물리치료학과 교수·석우재활서비스센터장
지난 주말, 방학 동안 어디로도 휴가를 가지 못한 가족들과 함께 청주대학교 대천수련원을 찾았다. 저녁 메뉴는 만장일치로 치킨으로 결정되었고, 우리는 근처 매장에 들렀다. 그곳에서 필자는 놀라운 광경을 목격했다. 영·유아를 동반한 여러 가정이 함께 모여 있었는데, 아이들 모두가 스마트폰이나 패드를 손에 쥔 채 영상을 시청하고 있었고, 부모들은 그 옆에서 아이들의 입에 음식을 떠먹이고 있었다. 식사 자리에서조차 화면이 중심이 된 이 풍경은, 우리 가족에게는 낯설고 충격적으로 다가왔다.
나는 실제로 외식을 하면서도 아이들에게 발달 단계에 맞는 놀이를 제공하고, 가능한 한 스마트폰을 쥐여주지 않으려 애써왔다. 실제로 나는 4남매를 키우면서 발달 단계에 따라 놀이를 적용해왔고, 그 효과를 직접 체감할 수 있었다. 주변에서 쉽게 찾을 수 있는 물건들을 활용하면서 아이의 기질과 특성에 조금만 주의를 기울인다면 충분히 가능한 방법들이다.
생후 6개월 전후의 영아는 잡기와 쥐기 능력이 활발히 발달하는 시기이다. 이때는 부드러운 천이나 작은 수건을 손에 쥐게 하고 부모가 살짝 당겨주는 간단한 놀이만으로도 감각 발달을 자극할 수 있다. 딸랑이를 쥐었다 놓게 하는 활동 역시 기초 동작을 돕는다.
생후 12개월 전후가 되면 양손 협응 능력이 뚜렷하게 발달한다. 컵을 포개거나 겹쳐 쌓게 하거나, 플라스틱 컵 안에 숟가락을 넣어 돌리게 하는 활동은 두 손의 협응력과 눈–손 조화를 동시에 이끌어내는 훌륭한 대안이다. 의외로 아이들이 이 놀이에 몰입하며 스마트폰을 찾지 않는 모습을 보며, 나는 깊은 인상을 받았다. 또한 젓가락 포장지를 찢게 하거나, 작은 물티슈 조각을 종이컵에 넣고 꺼내게 하는 놀이도 효과적이었다.
18개월에서 24개월 사이의 아동은 빨래집게를 사용해 작은 종이나 물체를 집어 옮기게 하거나, 구멍 난 컵에 구슬을 하나씩 넣도록 하면 좋다. 빨대를 컵에 꽂았다 뽑는 단순한 활동도 집중력을 높여준다. 이러한 놀이들은 특별한 준비가 필요 없고, 외식 자리에서도 큰 방해가 되지 않는다. 36개월 이후 아동은 정교한 소근육 조절과 문제 해결력이 향상되는 시기로, 종이접기나 그림그리기를 유도할 수 있다. 메뉴판을 활용해 글자 찾기나 그림 찾기 같은 관찰 놀이를 제시하는 것도 좋다. 부모가 옆에서 칭찬과 격려를 아끼지 않는다면, 이 시기의 아이는 더욱 몰입하며 성취감을 맛볼 수 있다.
스마트폰은 분명히 즉각적인 효과를 주는 도구일 수 있다. 그러나 그것은 아이들에게 식사 시간의 본질을 빼앗고, 가족이 함께 대화하고 관계를 쌓을 기회를 축소시킨다. 아이들에게 밥을 먹는 시간은 단순히 영양을 섭취하는 과정이 아니라, 가족과 눈을 맞추고 언어를 배우며 발달 자극을 받을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다. 그 순간을 작은 화면이 차지하도록 내버려두지 말아야 한다. 조금의 불편을 감수하더라도 아이에게 스마트폰 대신 발달 단계에 적합한 활동을 제시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리고 그 과정 속에서 부모와 아이가 함께 성장하며, 가족은 더욱 단단해질 것이다.
출처 : 충청일보(https://www.ccdailynews.com)
지난 주말, 방학 동안 어디로도 휴가를 가지 못한 가족들과 함께 청주대학교 대천수련원을 찾았다. 저녁 메뉴는 만장일치로 치킨으로 결정되었고, 우리는 근처 매장에 들렀다. 그곳에서 필자는 놀라운 광경을 목격했다. 영·유아를 동반한 여러 가정이 함께 모여 있었는데, 아이들 모두가 스마트폰이나 패드를 손에 쥔 채 영상을 시청하고 있었고, 부모들은 그 옆에서 아이들의 입에 음식을 떠먹이고 있었다. 식사 자리에서조차 화면이 중심이 된 이 풍경은, 우리 가족에게는 낯설고 충격적으로 다가왔다.
나는 실제로 외식을 하면서도 아이들에게 발달 단계에 맞는 놀이를 제공하고, 가능한 한 스마트폰을 쥐여주지 않으려 애써왔다. 실제로 나는 4남매를 키우면서 발달 단계에 따라 놀이를 적용해왔고, 그 효과를 직접 체감할 수 있었다. 주변에서 쉽게 찾을 수 있는 물건들을 활용하면서 아이의 기질과 특성에 조금만 주의를 기울인다면 충분히 가능한 방법들이다.
생후 6개월 전후의 영아는 잡기와 쥐기 능력이 활발히 발달하는 시기이다. 이때는 부드러운 천이나 작은 수건을 손에 쥐게 하고 부모가 살짝 당겨주는 간단한 놀이만으로도 감각 발달을 자극할 수 있다. 딸랑이를 쥐었다 놓게 하는 활동 역시 기초 동작을 돕는다.
생후 12개월 전후가 되면 양손 협응 능력이 뚜렷하게 발달한다. 컵을 포개거나 겹쳐 쌓게 하거나, 플라스틱 컵 안에 숟가락을 넣어 돌리게 하는 활동은 두 손의 협응력과 눈–손 조화를 동시에 이끌어내는 훌륭한 대안이다. 의외로 아이들이 이 놀이에 몰입하며 스마트폰을 찾지 않는 모습을 보며, 나는 깊은 인상을 받았다. 또한 젓가락 포장지를 찢게 하거나, 작은 물티슈 조각을 종이컵에 넣고 꺼내게 하는 놀이도 효과적이었다.
18개월에서 24개월 사이의 아동은 빨래집게를 사용해 작은 종이나 물체를 집어 옮기게 하거나, 구멍 난 컵에 구슬을 하나씩 넣도록 하면 좋다. 빨대를 컵에 꽂았다 뽑는 단순한 활동도 집중력을 높여준다. 이러한 놀이들은 특별한 준비가 필요 없고, 외식 자리에서도 큰 방해가 되지 않는다. 36개월 이후 아동은 정교한 소근육 조절과 문제 해결력이 향상되는 시기로, 종이접기나 그림그리기를 유도할 수 있다. 메뉴판을 활용해 글자 찾기나 그림 찾기 같은 관찰 놀이를 제시하는 것도 좋다. 부모가 옆에서 칭찬과 격려를 아끼지 않는다면, 이 시기의 아이는 더욱 몰입하며 성취감을 맛볼 수 있다.
스마트폰은 분명히 즉각적인 효과를 주는 도구일 수 있다. 그러나 그것은 아이들에게 식사 시간의 본질을 빼앗고, 가족이 함께 대화하고 관계를 쌓을 기회를 축소시킨다. 아이들에게 밥을 먹는 시간은 단순히 영양을 섭취하는 과정이 아니라, 가족과 눈을 맞추고 언어를 배우며 발달 자극을 받을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다. 그 순간을 작은 화면이 차지하도록 내버려두지 말아야 한다. 조금의 불편을 감수하더라도 아이에게 스마트폰 대신 발달 단계에 적합한 활동을 제시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리고 그 과정 속에서 부모와 아이가 함께 성장하며, 가족은 더욱 단단해질 것이다.
출처 : 충청일보(https://www.ccdaily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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